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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날씨를 아느냐 [KBS 8월 2일 보도자료입니다]
김현경  2008-08-19 18:43:01, 조회 : 6,506, 추천 : 1049

자료출처 : [미디어포커스][이슈&비평]② ‘너희가 날씨를 아느냐…’








<앵커 멘트>

최근 기상 예보와 관련해 말이 참 많습니다.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는건데요.

정말 예보가 틀린 것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이랑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질문 1> 이 기자, 주변에 보면 기상청을 못 믿겠다는 사람이 많던데,
대체 날씨 예보 어느 정도 틀린 겁니까?



<답변 1> 사실 날씨 예보가 오보라고 하면 오보고 또 아니라면 아닐 수 있습니다.

              오보에 대한 기준이 기상청과 시민들에 따라 다르기 때문인데요.



기상청이 요즘 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여름철 날씨를 기상청 직원들은 ‘팝콘’으로 부릅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날씨 예보는 실제 올 여름 들어 국민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승배(기상청 통보관) :

"기상 정보가 더 중요해졌으니까 비판도 그 만큼 같이 많아졌고 더 세졌다고 생각합니다."

비가 와 무더위가 한풀 꺾일 것이라고 예고했던 지난달 11일,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12일 예보는 반대였습니다.

전국이 구름이 많고 충남 서해안과 제주도에만 비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었지만

전국에는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주말마다 날씨 예보가 조금씩 빗나갔습니다.

기상청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예보했다가 비가 쏟아진 7월 12일 예보만 오보고

다른 예보들은 사실상 맞는 예보였다고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강수량과 강우 지역까지 정확히 맞추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시민들은 생각이 다릅니다.



<인터뷰> 박장원(시민) : "지금처럼 이렇게 계속 오보가 난다면 없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시각차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기상청이 생각하는 예보의 정확성과

시민들이 생각하는 정확성의 기준이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31일 기상청 예보실에서 내놓은 전국 비 예보 사진입니다.

전라북도에만 비가 오는 모습입니다.

예보는 “호남지방에 곳에 따라 흐리고 비”라고 나갑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비가 오는 시간이 한두 시간 차이가 나거나

양이 조금만 달라져도 예보가 틀렸다고 단정합니다.

반면 기상청에서는 비 말고도 바람의 세기와 파도 높이 등

다른 기상 요건을 모두 종합해 정확도를 측정합니다.

비가 온 시간대나 양이 틀린 건 평가에 반영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오재호(부경대 대기학과 교수) :

"국민들은 비 온다 했는데 비 안 오면 빵점인데 기상청에는 최고 기온도 맞고,

최저 기온도 맞고 바람도 맞고 거의 다 맞고 하나만 틀렸으면 뭐 7,80점은 돼요.

그 차이에서 이제는 오는 기준점의 차이죠."



기상청의 종합 평가를 보면 놀랍게도 실제 강수예보의 정확도가 매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강수량이 늘어나는 5월과 6월의 강수예보 정확도 역시
높아졌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 체감 정확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그런데도 일기 예보가 갖는 이런 과학적 특성과 기준을 설명하기 보다는

시민의 눈높이에서 날씨 예보가 틀렸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질문 2> 국민과 기상청의 느낌이 굉장히 다르군요.

언론들은 다 기상청 잘못이다 대부분 이렇게 쓰지 않았습니까?



<답변 2> 네, 방금 말씀 드렸던 것처럼 대부분의 언론들은 앞다퉈

예보가 얼마나 틀렸는지 따지고 기상청을 비난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지난해도 비슷한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비슷한 기사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폭우 예보 못하고 한 시간 뒤 날씨 중계만”

“기상청은 밉상청”
“기상청 주말 예보 4주째 빗나가”

“5주째 주말 오보, 기상청은 없다”

신문들은 잇따라 기상청이 잘못된 예보를 내놓은 것을 한 목소리로 비난했습니다.



<녹취> “이쯤 되면 일기를 예보하는 게 아니라 중계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지경이다.

비슷한 오보가 연 4주 거듭되다 보니 시민의 짜증은 극에 달했다.”

방송사 보도도 비슷합니다.



<녹취> KBS 9뉴스(7.26) : “요즘은 주말마다 날씨 예보 전해 드리기가 곤혹스럽습니다.

기상청의 주말 예보가 오늘도 크게 빗나가면서 5주 연속 헛다리를 짚었습니다.”



<녹취> MBC 뉴스데스크(7.25) : “불행하게도 밤사이 예보가 틀렸습니다.

기상청이 서울, 경기와 강원에 집중 호우가 온다고 예보했지만 폭우는 충청과 경북에 쏟아졌습니다.”

신문, 방송 기사의 대부분은 단순히 기상청이 날씨를 이렇게 예측했는데

어디가 어떻게 틀렸다는 지적뿐이었습니다.

일부 신문들은 기상청 홈페이지에 쏟아진 누리꾼들의 항의 글을 적극적으로 인용하며

시민들의 불편함도 강조했습니다.


<녹취> “국민들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상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슈퍼컴 팔아치우고 관절염, 신경통 앓고 있는 노인 몇 분 모셔다가 예보에 참고하면

지금보다 훨씬 적중률이 높을 것이다.”



중앙일보는 때를 맞춰 지난해 10월 11월 실시한

‘지진정보시스템’ 감사 결과를 인용해 기상청을 꾸짖었습니다.

1년 전 여름 기상청 관련 기사입니다.

제목만 봐서는 올해 기사인지 지난해 기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합니다.



<녹취> “지난 6월 말 두 차례에 걸쳐 전국에 비가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빗나갔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빗방울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녹취> “기상예보를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기상청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국민 불만이 쌓이고 있다.”


지난해도 올해와 똑같이 기상예보가 틀렸고
기상청은 왜 이러냐는 질타성 기사가 되풀이 되면서
기상청에 대한 불신만 키운 것입니다.



<질문 3> 날씨가 틀린 걸 지적하는 뉴스가 말 그대로 이맘때만 되면 계속되고 있는 거군요.

언론에도 생산적인 비판을 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3> 신문, 방송들은 쏟아진 대책의 실효성을 분석하기 보다

이런 저런 대책이 있다는 사실을 사실 그대로 전하는데 치중했습니다.

또 대책을 실행하는 것을 놓고 환경부와 기상청을 대결 구도로 몰아가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2일, 기상청의 잇딴 오보 소동에 환경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해외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입니다.

이틀 뒤 정순갑 기상청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해외 예보관을 데려온다면

효과가 생각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녹취> CBS 라디오 : “그 지역 예보관이 그 지역예보를 가장 잘 낼 수 있다는 데에는

많은 분들이 동의하시리라고 봅니다.”

일부 신문들은 즉각 해외 전문가를 영입하는 문제를 놓고 다툼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날씨 오보를 줄이기 위해 외국인 예보관 영입을 추진하겠다던 기상청이

수시로 말을 바꾸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상청장이 상급 기관장인 환경부장관에게 반기를 드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먹구름이 잔뜩 꼈다”든지“입씨름으로 ‘한랭전선’이 만들어졌다는 제목을 붙이며

기상청과 환경부가 대립 구도가 된 것처럼 몰아갔습니다.



<녹취> “환경부와 기상청의 갈등은 18일 이 장관이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을 찾아

근무기강 해이 문제를 강하게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취재 결과 기상청에서는 이미 자문을 받는 등 해외 전문가를 활용하고 있었고

환경부와 우려되는 마찰도 없었습니다.



<인터뷰> 정순갑(기상청장) : “외국인 기상 전문가는 우리가 잘 많이 활용하거든요.

외국인 예보 전문가가 와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우리 지역 예보 이 지역 예보 내는 데는 아무래도 힘들 것이다…”

일부 신문은 아예 기상청과 환경부의 싸움을 보도하면서

같은 날 미 공군기상국의 자료를 활용하는 공군의 기상관측기술까지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공군 73 기상전대 예보실은

기상청에서 대부분 날씨 예보 정보를 받아 통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순갑(기상청장) :

“공군 기상 전대하고는 항상 그 같이 호흡을 해 왔기 때문에

기상청의 예보보다 공군 예보가 더 잘 맞는다고 언론에서 이야기했다면

저는 환영합니다.

그 기사가 나가니까 공군 기상 전대장이 전화 걸어서

우리 의사, 우리가 낸 것이 아니다 미안하다고 그래서

미안한 것이 아니고 잘 된 일이다 그렇게 이야기 한 적이 있어요.”



기상청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데 집중하면서

해외 전문가를 데려오는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를 따지는 기사는

정작 한겨레 신문 외에 없었습니다.

더구나 일본과 영국측은 영입 제안을 거절했고 미국도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김성한(KBS 전문 기자) :

“우리나라가 선능이 발단한 그런 지형적인 특면도 있고 다음에 내륙에서

산들이 굉장히 오목조목하게 조밀하게 분포되어 있는 그런 산악 효과들

그런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어떤 외국인이 와서 선뜻 내가 한번 해보겠다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기상청이 왜 여름철 날씨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분석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중앙일보가 1면에 날씨 심층기사를 실은 것과

한겨레 신문이 기상 오보의 사회학을 설명한 것 빼고는

대부분 예보관이 문제라는 식으로 문제점을 잠깐 언급하는데 그쳤습니다.

특히 기상청의 예보가 매년 여름철마다 빗나가는 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있다는 점을 설명한 기사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일부 신문에서 사설이나 외부 기고를 통해 언급했을 뿐입니다.



<질문 4> 그러니까 대책이 정말 실효성이 있는 것인지 좀 제대로 짚어봤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런 지적을 할 만큼 전문성이 있는 기자들이 있습니까?



<답변 4> 네. 기상 전문 기자들이 해외에 비해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다보니 기상 이변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한 기사 등도 찾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인디펜던트 홈페이지입니다.

환경 섹션이 아예 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거의 매일 한 건 별로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에 관한 기사가 올라옵니다.

미국 방송사 CNN 역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섹션 뉴스에 환경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관심이 많은 만큼 기상, 환경 전문 기자들도 수십 명입니다.

기상청을 출입하는 한국 기자들의 명단입니다.

대부분이 사건 사고를 담당하는 사회부 기자들입니다.



심지어 서울시교육위원회가 지리적으로 기상청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기상청을 동시에 취재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성한(KBS 전문 기자) : “일기 예보가 굉장히 어렵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렇게 단순히 틀렸다에 접근하기 보다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어떻게 알렸느냐 저는 그 부분에 기사의 초점을 맞춰야 된다고 보거든요.”



기상을 사건 사고처럼 접근하다 보면

기상을 대기의 흐름을 분석하는 과학 분야라고 보기보다는

하나의 사건으로 바라보기 쉽습니다.



<인터뷰> 오재호(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

“일기 예보가 틀렸다는 것은 기사가 아니거든요. 뉴스 아니지 않습니까.

세계 어느 나라나 같습니다. 그러면 지금처럼 이제 여러 차례 국민들이 비난했을 때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는

기상청에서 기상 정보 생산 능력에 문제점이 있으면 그 능력을 키워줘야 되고…”



구독자나 시청자들이 기상 과학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갖기 전에

날씨 기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날씨를 예측하기가 매년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기상청에도 분명히 책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이 기자들 또한 단편적으로 날씨 예보에 접근한다면

내년에도 날씨를 둘러싸고 비난 기사만 나오는 모습이 되풀이 될 지 모릅니다.



네, 이기자. 수고했습니다.


[사회] 이랑 기자
입력시간 : 2008.08.0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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