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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대한 잡념
김문옥  2010-02-15 12:29:46, 조회 : 4,030, 추천 : 861
설에 대한 잡념.

설날은 한 해가 시작되는 첫 날이다.
우리나라는 양력 1월 1일과 음력 1월 1일을 새해, 설날, 한자로는 원일, 원단 세시 등으로 표현하고 말하고 있다. 각 표현에서 조금씩 의미는 다르지만  공통으로 갖고 있는 뜻은 일 년의 첫 시작이 들어있다. 즉 일 년의 기준이 1월 1이라는 의미를 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양력 1월 1일과 음력 1월 1일 둘을 사용하고 있다.

둘을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잡념들을 적어본다.
잡념 1 : 언어의 혼동이다.
           새해 첫 날은 일 년 중 하나이다. 그런데 둘을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고 생각을 하면, 어떻게 될까? 나 혼자 살면 기준이 없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사람 이상이 되면 기준이 필요하다. 기준은 말과 글로 정해진다. 기준이 혼동 되면 말과 글이 혼동되고, 말, 언어(言語)가 혼동되면 정신이 혼동되고, 정신이 혼동되면 가치관이 혼동되고, 가치관이 혼동되면 그런 사회, 국가는 거짓을 참으로 안다. 이런 사회는 썩어간다.
   제사 행사에서 좌청룡 우백호라는 말을 쓴다. 이것은 왼쪽과 오른쪽 무슨 음식을 두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즉. 기준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좌측과 우측은 상대방에게는 반대가 되어 서로 다른 기준이 된다. 그러므로 기준이 될 수 없다.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을 기준으로 사용하게 되면 다툼이 일어난다. 지금도 제사 때 좌청룡 우백호라는 것으로 다툼을 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본다. 싸우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싸우고 있다.  

잡념 2 : 양력 1월 1일은 일본 역(歷) 또는 서양력이고, 음력 1월 1일은 우리나라 역(歷) 또는 동양력이다.
          양력과 음력은 다 같이 자연의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단지, 일본은 양력을 몰랐을 때는 음력을 기준으로 했다. 그러나 1년의 기준이 음력 1월 1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는 양력으로 고친 것이다. 그러면서도 명절 속에 들어 있는 조상님에 대한 고마운,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다짐 등, 좋은 것을 이어나가고 있다.

잡념 3 : 음력설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전통이다.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음력 정월 초하룻날을 설로 쇠었다.
          전통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렇게 생각을 한다. 습관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통이고, 하나는 악습이다. 전통은 좋은 것, 아름다운 것, 이로운 것, 남을 해롭게 하지 않는 것, 바른 것 등을 알아 지켜나가는 것을 전통이라고 하고, 악습이란 좋지 않은 것, 더러운 것, 죄악된 것, 남을 해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 말하고 행동한 것이 습관이 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활화 되어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통과 악습을 구분하여 전통은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고, 악습은 폐지하거나 고쳐나가야 하는 것이다. 음력 1월 1일은 한 해의 시작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일본인들은 배운 후에는, 알게 된 후에는 그 후부터 고쳐 사용하게 된 것이다. 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가? 어제의 잘못된 것을 깨닫고도, 고쳐나가는 것이다. 부끄러운 것은 무엇인가 알고도 고쳐나가지 않는  것이다. 부끄러운 것을 모르는 사람을 무슨 사람이라고 말하는가? 예의가 없는 사람 또는 짐승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잡념 4 : 설날은 농경사회의 문화다. 우리나라는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명절이 만들어 졌다. 그러므로 음력 1월 1일이 설이 된 것이다.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을 하는가. 농경사회는 음력을 기준으로하지 않고 양력을 기준으로 하는 사회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하지와 동지를 음력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본다.
   우리나라에서 주 농업은 벼농사(쌀농사)였다. 벼농사에서 모내기 시기가 하지를 중심으로 전 5일에서 후 5일 사이가 되면 그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했다. 옛날에는 천수답이 많아서 비가 와야 모내기를 할 수 있고, 하지를 중심으로 모내기 할 수 있는 비가 오면 그해에는 풍년이 들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즉, 적산온도가 이 시기에 모내기를 해야 벼 성장에 알맞기 때문이다.
  음력에서는 매년 하지의 날짜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기준 점을 정할 수 없어 옛 조상님들이 양력인 24절기를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다. 태양의 둘레에 지구가 15도 각도씩 움직인 지점을 24 지점으로 나누고, 이 지점에 이름을 붙여 춘분, 하지, 추분, 동지로 불러 사용하게 된 것이다.
  24절기는 양력이고, 농경사회는 양력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음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양력을 몰라 아는 사람에게 물어야 했다. 내가 어렸을 때 한번은 동네 어른 분께 올해 하지가 음력으로 언제인가를 알아 오라는 어머니로부터 심부름을 받았다. 아마 중학교 다닐 때  라고 생각을 한다. 달력을 보고 6월 21일 이라고 말했더니 음력으로 언제냐고, 말씀하셔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때는 음력으로 기준을 삼아 생활하고 있어서 양력을 말하면 서로 이해가 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농경사회의 기반은 양력 임에도, 양력으로 살고 있으면서도 양력을 몰라 음력을 사용하고 이것이 습관화, 문화가 된 것이다. 지금도 어떤 사람들, 배웠다는 사람들 중에 일부가 농경사회는 음력을 기준으로 문화가 형성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참으로 재미있는, 어처구니없는 말이다.  

잡념 5 : 1894년 갑오개혁을 계기로 친일 정부를 세운 김홍집 내각이 서양역법을 적용하여 설을 양력 1월 1일로 바꿨다. 그리고 ‘신정’ ‘구정’ 구식설날‘로 하고, 우리의 고유 명절을 지키지 못하게 하기위해서  떡 방앗간까지도 탄압했다.
  이것은 사실이다. 무지한 백성이기 때문에 폭력으로 다스려야 하며, 폭력을, 탄압을 정당화 했고 우리의 일부 지식인들이 동조를 했다. 무식한 사람들은 폭력으로 또는 때려서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지식을 범죄로 사용하면서 합법화 한 경우이다. 이것으로 인해서 지금까지도 신정이 맞다. 구정이 우리의 고유 전통 문화라고 혼란을, 다툼을 하고  있다. 배워 먼저 알게 된 지식인들이 그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그때 지식인들이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교육을 통해서, 설득을 통해서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당시 무지한 사람은 폭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친일파가 되었고, 교육을 통하여 또는 설득을 통하여 알게 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애국자가 되었다. 양쪽 다 좋게 하기 위함이었으나, 한 쪽은 폭력을 이용 했고, 한 쪽은 사랑을, 애정을, 수고를 이용했다.

잡념 6 : 이승만 정권은 미국문화에 경도됐기 때문에 양력 신봉자이기 때문에 그대로 이어 받았다. 이승만 정권은 음력 1월 1일을 반대한 이유로 미국 문화에 경도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당시에  미국의 놀라운 발전을 보고, 우리사회의 어려운 환경을 보면서 우리 사회도 어서 미국과 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안 할 수 있을까? 경도되지 않을 수 있을까. 지금에 와서 경도된 지도자로 표현하는 것이 맞는 말인가? 좋은 것을 보고 좋은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한 것이 경도된 생각이며, 잘못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이승만 정권이 지질은  삼일오 부정선거까지 정당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잘한 것은 무엇이며, 못한 것은 무엇인가를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과는 다른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한다.

잡념 7 :  박정희 정권은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위해서 그대로 이어받았다.  박정희 정권 때는 산업화를 위해 노동자들을  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수출 드라이브’ 정책으로 외국 바이어들이  쉬지 않기 때문에 바이어들의 주문을 맞추기 위해서 음력 1월 1일을 설로 하는 것을 반대하였다.
  수출을 해야 먹고 산다는 것을 지금 우리 대부분은 동의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수출을 해야 먹고 산다. 만약 수출을 하지 않고 고립된 나라로 살게 된다고 가정을 하면 우리 사회는 못사는 아프리카와 같은 비참한 나라가 될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노동자들을 쉬지 않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우리의 낮은 기술, 없는 자본 등으로 인해서 힘으로, 육체로 일하지 않으면 우리의 가난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유신을 반대하는 사람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배우지 못해서, 알지 못해서 힘들게 일하는, 고통당하는 현장을 둘러보면서, 가슴 아파하면서 노동자들이 배워야, 기술이 향상되고, 기술이 향상되어야 좋은 제품을 만들어 수출할 수 있다. 노동자들이 좋은 세상이 되기 위한 기초는 교육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난으로부터 해방되게 하기 위해서, 배움을 갖게 하기 위해서 많은 생각을, 많은 고심을 했던 흔적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도 배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지금도 돈 없는 사람은 배우지를 못해서 대 물림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수출하는 사람은 수입하는 사람의 기준에 맞추어야 수출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물건을 파는 사람이 주인이 아니고 물건을 사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바이어의 주문에 맞추어야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노동자들을 쉬지 않게 하기위해서,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해서 했다는 것이 맞는 말인가, 따라서 음력 1월 1일을 설로 하는 것을 반대하였다는 것이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무엇이 우리에게 더 이익인가.
    영국이 한 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할 때는 돈의 단위를 12진법으로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다른 나라와 동등한 위치에서 거래를 하게 되면서 12진법의 사용으로 인한 영국 국민의 많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은 10진법으로 고쳐 사용하고 있다. 이 제도(12진법에서 10진법으로)를 시행하는데 30년의 세월을 두고 고쳤다. 그러나 10진법이 시행되자 12진법으로 습관화 된 사람들에게는 고통이 되었고, 고통이라고 생각한 사람 중에는 편한 12진법을 두고 10진법을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국가가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이 잘못된 것을 사회에 알리기 위해서 유서를 남기고 권총으로 자살한 사람까지 나타났다. 이렇게 습관은 참으로 무섭다고 생각된다. 12진법이 사용하는데 편리한가. 10진법이 사용하는 데 불편한가. 12진법이든 10진법이든 익숙해 진 사람에게는 무엇을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익숙해 진 것이 사용하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는 다음 세대는 걸림돌이 되고, 그것으로 인한 갈등과 사회적 비용이 많이 소모된다. 그 동안 잘못된 기준으로 되어 있는 것들을 고쳐나가지 않는 사회는, 나라는 충돌로 인하여 사라지거나, 많은 고통을 당한다.

잡념 8 :  전두환 때는 정통성을 갖지 못한 정권이었기 때문에 ‘민속의 날’로 정하였다. 그래서 4년 후에 살아졌다.
    음력 1월 1일은 일 년의 시작이 아니다. 이것을 전두환 정권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민속의 날로 정하였다. 논란으로 인한 소모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민속의 날로 정한 것이다.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을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약속된 날자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약속(기준)으로 할 수 있는가.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가.

잡념 9 : 노태우 정권 때에야 음력 1월 1일이 민족의 고유 명절로 ‘설’을 되찾게 되었다.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이 다시 기준이 된 것을 되찾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노태우 정권은 가장 민주적인 정권이라고 하겠다.

   설,  새해, 원단, 원일, 정초, 세수, 세초, 세시 등의 말에는 한해를 시작하는 의미가 다 들어있다. 그런데 노태우 정권은 음력 1월 1일을  새해의 시작인 ‘설’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정통성이 없는 정권이었기 때문인지? 또는 더 이상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인지? 어떻든 ‘설’이 두 개가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 될지는 참으로 흥미롭다. 맞지 않는 것, 틀린 것,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을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회, 통용되는 사회가 흥미롭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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